'친윤' 검사 전진배치…역대급 수사 시작된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 부담 '양날의 칼' 될 수도

새 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일어선 사람)는 2018년 중앙지검 특수2부장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의혹, 3차장 검사 때 조국 수사를 지휘한 특수통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확실하게 (문재인 정부 의혹을) 수사를 하겠다는 인사다."

18일 단행된 대검·고검검사급 일부 인사를 놓고 검찰 내에서 나오는 말이다. 특히 핵심 '친윤' 검사들이 전진 배치된 서울중앙지검장, 중앙지검 4차장 검사, 서울남부지검장,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이 주목된다.

새 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는 2018년 중앙지검 특수2부장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의혹, 3차장 검사 때 '조국 수사'를 지휘한 특수통이다. 2020년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면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취임사를 읽으며 비판하는 등 충성도 높은 '친윤' 검사다. 그와 손발을 맞춰 특수수사를 총괄할 4차장은 고형곤 포항지청장이 지명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를 수사했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때 3차장이던 송경호 신임 중앙지검장과 '조국 수사'를 담당했다.

'조국 수사' 3년 만에 다시 만난 송경호-고형곤 콤비는 우선 대장동 개발 의혹이 현안이다. 고형곤 신임 4차장은 대장동 수사팀장으로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수사팀장인 김태훈 전 4차장은 부산고검으로 좌천됐다. 대장동 수사는 4개월 뒤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시행되더라도 경찰에 넘기지 않고 계속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 8개월 가까이 수사했지만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만배 전 기자 등 개발업자 5인방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외에는 기소된 사람이 없었다. 새 수사팀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 당시 성남시 결재라인 쪽을 집중적으로 캘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임명된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을 수사한 후 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맡은 역시 특수통이다 이번에 부활된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지휘하게 된다. 경제범죄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계속 남아 큰 영향도 없다. 합수단은 라임자산운용·옵티머스 사태를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루된 권력형 게이트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기소된 이는 라임 사태의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위원장 정도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광주 5·18 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2022.05.18. /뉴시스

선거 범죄는 검찰 수사권 축소로 오는 12월까지만 직접수사가 가능하다. 선거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김유철 전 부산고검 검사가 맡는다. 김유철 신임 공공수사부장은 울산지검 공안부장을 거쳐 대검 공안2,3과장을 지낸 '공안통'이다. 다만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준비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보좌한 '윤석열 라인'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인사를 앞두고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유철은 대검에 남겨달라"고 요구했다는 말도 전해질 만큼 신뢰를 받는다. 검찰이 존재감을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이번 6.1 지방선거 수사는 전례없이 혹독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공안사건인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도 재수사 대상이라는 주장도 적지않다. 공소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35번 언급된 사건이다.

이번 인사로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이 예상되지만 검찰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대장동 수사 범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비롯해 이른바 '50억 클럽'에 거론되는 전 검찰 고위간부들도 들어간다. 남부지검 합수단은 당장 김건희 여사가 거론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라는 야권의 압박도 받는다. 반대급부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입증해야하는 부담도 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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