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하고 자진 신고한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김동현 부장판사) 18일 오전 존속살해와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31) 씨의 1차 공판을 열었다. 김 씨는 지난달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했으나 이날 입장을 바꿨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특별한 이유 없이 어렸을 적부터 가족들에게 폭언과 학대를 받아 실패한 인생을 산다고 여겼다. 이후 정신건강을 이유로 병원 입원 치료를 받게 돼 가족에 나쁜 감정을 갖게 됐으며 인생이 실패한 원인이 가족이라 생각해 준비한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 씨의 변호인은 "본인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부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씨는 "다 말했다"고 답했다. 이에 '본인이 학대받았다는 것이냐'고 거듭 묻자 "그렇다"고 했다.
현재 심정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검찰은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검사 결과 심신미약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보호관찰소에서 추가 자료를 받아본 뒤 치료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
김 씨는 지난 2월10일 오전 6시50분쯤 자택인 서울 양천구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뒤 김 씨는 직접 119에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부모와 형 등 3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다음 재판은 오는 6월29일 오후 2시2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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