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을 맡아왔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물러났다. 질병청 초대 청장으로서 1년 8개월, 방역대응조직의 수장으로서는 4년 10개월 만이다.
정 청장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를 새 질병청장에 임명함에 따라 자리를 떠나게 됐다. 정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청에 복귀해 이임식을 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정 청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최전선에서 줄곧 'K-방역'을 이끌어 왔다.
같은 해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뒤 초대 질병청장을 맡아 현장 방역을 진두지휘했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3T 전략’(검사, 추적·격리, 치료)을 바탕으로 한 방역체계를 짜고,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힘썼다.
정 청장은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2020년 올해의 여성 100인',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K-방역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방역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초기 백신 확보와 예약 관리에서 미흡함이 드러나고,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정 청장이 나서 사과하기도 했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불확실성이 많아서 정책 결정에 어려움과 한계가 많았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지만,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보람이고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2년간 코로나 정치 방역을 했는가'라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과학 방역을 했다"며 "백신이나 치료제 등은 임상시험을 거쳐 근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거리두기나 사회적 정책들은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정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과학방역과 정치방역으로) 구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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