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언유착 감찰 보고에 '쇼하지 말라' 격노"


"감찰개시 보고 다음 날 음해성 보도"

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감찰 착수를 보고하자 당시 검찰총장인 윤석열 대통령이 쇼하지 말라며 격분했다고 증언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감찰 착수를 보고하자 당시 검찰총장인 윤석열 대통령이 "'쇼하지 말라'며 격분했다"고 증언했다.

9일 밤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 부장은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당선자(윤 대통령)가 측근(한동훈 후보자)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라고 보기에는 극히 이례적인 행동을 보였다"며 이같이 답했다.

한 부장은 2020년 4월2일 한 후보자가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감찰 착수를 보고했다. 한 부장은 "직접 보고는 극히 드문 일인데 (윤 대통령의) 못보던 모습을 봤다"며 "책상에 다리를 얹고 스마트폰을 하면서 보고서를 '좌측 구석에 놓고 가'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제가 외부인사라서 그런지 반말을 쓴 적 없는데 특별한 행동을 보였다. 좀 이상했다"며 "굉장히 격분하셨다. (수사를 할 때) '피해자가 굉장히 두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부장은 감찰개시를 보고한 다음 날 자신에 대한 음해성 보도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4월7일 감찰 개시를 보고했다. 그다음 날에 조선일보에서 보도가 나왔다.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한다"며 "우리법연구회 활동이나 저의 정치적 중립성을 공격하는 아주 상투적이고, 지겨운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대검 부장회의를 통해 전문수사자문단을 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윤 대통령이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오보 대응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팀의 재고 요청에도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한 바 있다.

한 부장은 "중앙지검 박 모 공보관에게 직접 전화해서 오보 대응을 말라는 이례적이고 특별한 행동을 했다"며 "'이분이 측근을 굉장히 아끼시나'라고 보기에는 너무 지나쳤다"고 말했다.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강요미수가 본질이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이 본질"이라며 "보수 언론 권력을 배경으로 검찰권을 사유화해서 야심 있고 똑똑한 부하들과 함께 입법에 대한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규정했다.

한 부장은 '윤 대통령이 당시 감찰 대상인 한 후보자와 17차례 통화하면서 사건 대응을 논의한 것이냐'는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측근' 한 후보자가 연루된 사건의 감찰과 수사를 방해해 검찰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원고(윤 대통령)와 한 후보는 직연 등 지속적인 친분으로 일반인의 관점에서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수 있는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한 후보자가 정치검사에 가깝냐'는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질의에 "'검사 블랙리스트' 업무 관련자여서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가 아이폰 잠금 해제에 협조하지 않은 것에는 "수사를 많이 해보신 분들이 국민에게 수사를 피하는 법을 보여준 것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피의자로서 방어권은 이해하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는 국민들께 안 좋은 영향을 줬다. 우려된다"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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