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6일 파업을 예고하면서 기한 전 협상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에는 동결했던 임금 인상이 최대 쟁점인데 여전히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4일 서울시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서울시버스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25일 열리는 2차 조정회의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19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98.1%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에 26일 첫 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25일 회의가 사실상 파업 여부를 결정짓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최대 쟁점은 임금 인상 여부다. 사측은 동결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8.09%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현실을 고려해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는 2년 연속 임금 동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업 예고 이후에도 협상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나 시에서 아직 새로 제시한 안은 없다"며 "조정 기간이 26일 오전 0시에 만료되는데 이번 회의에서 타결되지 않으면 기간 연장 없이 계획대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고통분담 차원에서 무분규로 임금동결을 수용했다"며 "하지만 시와 사측은 공무원, 환경미원 등 공공부문에서 매년 임금을 인상한 것과 달리 시내버스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측 관계자는 "결국 임금이 가장 큰 쟁점이 맞다"며 "25일 조정회의에서 협의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서울 시내버스는 일반적인 노사 협상과 달리 시의 방침이 핵심 요소다. 세금으로 업계 생태계를 유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재정으로 버스회사 수익을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감안해 책정한 표준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운송수입이 이보다 낮으면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시의 시내버스 예산은 2018년 5402억 원에서 올해 3838억 원으로 30%가량 감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상의 주체는 노사고, 시 입장에서는 어떤 조건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파업에 돌입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의 파업 예고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파업 예고일 전날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당일 첫 차 시간을 약 1시간 여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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