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청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남부지검 초임 검사 빈소를 찾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애통한 심정을 보였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고인을 애도하면서 진상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13일 오후 6시48분쯤 이모(30) 검사 빈소가 마련된 서울의 한 장례식장을 찾아 "제가 임명장을 준 새내기 검사가 무슨 연유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세상을 하직한 일이 벌어져 참으로 애석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규명과 진단이 필요하지 않은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망 원인이 조직 문화와 관련 있다는 주장에 "조사 중이고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검찰 조직 문화와 전혀 관계없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 감찰관실도 자체 조사를 하고 있지만 조금 전 김오수 검찰총장께서 전화를 주셔서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고 김홍영 검사 사건과 비교하는 주장에는 "뭐든지 속단은 어렵다.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 검사장을 놓고는 "여전히 (전임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해악이라 표현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법무부 공직자는 장관과 관계없이 대한민국 공직자다. 법률가시니 유념했으면 좋겠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분가량 조문을 한 박 장관은 유족들이 따로 당부한 것이 없냐는 질문에 "아버지께서 오셔서 고맙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다른 검사들과 나눈 대화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스트레스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오후 5시44분쯤 빈소를 방문한 김오수 검찰총장은 "삼가 애도를 표하고 유족들도 위로를 드리고 싶다"며 "돌아가신 분에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사망과 업무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를 받았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은 여기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 같고 오늘은 애도를 표한다"고 답했다. 유가족과 연락이 됐냐는 질문에는 "아마 남부지검에서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김홍영 검사 사건처럼 대검찰청 차원에서 감찰을 진행할 것인지는 "확인해야겠지요. 먼저 애도를 표한다"고 답했다. 36분가량 빈소에 머문 김 총장은 ‘유족을 만나 어떤 말씀을 나누셨냐'는 질문에 "명복을 빌었다"라고 말했다. 진상조사 방식은 "차차 나중에 봐 달라"고 했다.
이 검사는 전날 오전 11시20분쯤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청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구급대가 도착할 당시 이 검사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 검사는 지난 2월 서울남부지검에 발령받아 형사부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지검은 사건 발생 이후 경위 파악을 위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추락사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현재까지 유서도 타살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검사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에서는 2016년 5월 형사부에서 일하던 김홍영 검사(당시 33세)가 상사의 지속적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