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고발사주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조만간 개최될 공소심의위원회 출석 기회를 달라고 13일 요구했다.
손 검사의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소심의위에 출석해 피의자 입장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공수처가 거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소심의위는 공수처의 공소제기 여부를 논의하는 자문기구다. 공수처는 지난 10일 손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을 기소할지 논의하기 위해 공소심의위를 조만간 개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변호인에 따르면 공수처는 "규칙에 출석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손 검사의 출석을 거부했다. 개최 시점 역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손 검사 측은 "공소심의위 출석 및 변론 기회를 부여해 상식적인 운영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피의자 측 의견진술 기회를 봉쇄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무기평등 원칙에 반하고, 피의자 방어권 보장 취지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초 '인권친화적 수사기구'를 내세우고 출범한 공수처가 피의자 측의 당연한 요구를 계속 묵할한다면 사건 처리 과정의 부당성을 스스로 자인하고, 앞으로도 계속해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보여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공수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사건과 김형준 전 부장검사 뇌물수수 혐의 사건을 두고 공소심의위를 개최했다.
지난해 조희연 교육감 측도 공수처가 공소심의위에 피의자 측 진술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공소심의위와 유사한 제도인 검찰의 수사심의위원회는 피의자 측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손 검사는 지난 2020년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소속 검사 등에게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 자료 수집을 지시하고, 고발장을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수처는 지난해 '뉴스버스'가 의혹을 처음 보도한 직후 손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비밀누설, 공직선거법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손 검사는 2020년 2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시를 받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문건으로 작성했다는 의혹으로도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통상 공수처는 공소심의위 개최부터 5~10일 후 최종 처분을 내려왔기 때문에 고발사주 사건 수사는 지난해 9월 수사 착수 이후 7개월여 만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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