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주식 백지신탁 거부 논란에 "곧 매각하겠다"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부동산 가격상승 억제 기조 유지"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식 백지신탁 거부 논란을 두고 조만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이 12일 오전 시청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식 백지신탁 거부 논란을 두고 "조만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정책은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선에서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다시 확인했다.

오 시장은 12일 오전 시청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보유 주식을) 재산상 손해를 각오하더라도 매각할 것을 결심했다. 조만간 매각하겠다"며 "다만 행정심판 진행상황을 알아보니 조만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 해서 그 내용에 따라 매각할지, 그 전에 매각할지는 아직 결심을 못했다"고 밝혔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직무관련성이 있는 주식이 3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그러나 오 시장은 현행 신탁 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오 시장은 "모든 공직자들은 재산관리를 투명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업무와 관련해 재산을 증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엄격히 자제해야 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당연히 백지신탁에 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맞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백지신탁을 받는 금융기관이 농협 하나다. 농협에서 하는 백지신탁 업무라는 것은 신탁을 받자마자 빠른 시일 내에 파는 것이다. 백지신탁을 하는 이유는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가장 바람직한 투자를 대행해주겠다는 것인데 받자마자 판다는 것은 매각명령과 다를 게 없다. 이건 잘못된 제도라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게 마치 재산증식을 위한 숨은 의도가 있는 것처럼 공격받는 마당에 이런 입장을 계속 견지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오해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매각하겠다는 결심은 이미 했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시청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추게 될 부동산 정책은 이전처럼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기조를 유지하며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공공주택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서울의 주택 문제는 선순환의 고리를 풀겠다는 관점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시행했다. 부동산 폭등기에 가격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했다"며 "중앙정부와 협업도 마찬가지 기조다. 공급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기조 아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주택은 면적을 1.5배 늘리고 고급 기자재, 인테리어를 적용해 격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벗어던지겠다는 계획이다. 입주민들이 '양질의 집에서 산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통화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건 부동산 대책은 지나치게 서두르지 말고 정교하게 마음 모으자는 것"이라며 "주택공급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된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끄러운 정치적인 논쟁에 뛰어드는 것이 사태 해결의 지혜로운 해결책은 아니라는 판단으로 다소 의견을 자제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한 장애인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런 형태의 합법적이지도 않고, 매우 무리한 형태의 시위는 사실 최소화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이미 시는 준비작업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 예로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여성권익담당관을 권익보호담당관으로, 여성정책담당관을 양성평등정책담당관으로 바꾼 것을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시청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세월호 추모공간을 광화문광장에 다시 설치하자는 의견을 두고는 "그 공간이 꼭 광화문 광장에 있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저는 생각을 달리한다"고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국가적 불행한 사고를 기리고, 그 의미를 늘 가슴에 되새기면서 업무, 정책에 임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책임감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광화문 광장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광장 한가운데 그런 추모시설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 이슈가 됐을 때 충분히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비용 분제는 새 정부에 국비 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윤 당선인에게 문제를 전달했고, 인수위에 비용보전에 관해 제도 개선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며 "아마 새 정부에서는 뭔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거 임기까지 합쳐 4선째에 도전하는 올 6월 지방선거에서는 '비전 경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해 선거가 지나치게 지엽적인 흑색선전으로 일관된 선거로 치러져 많은 시민들이 실망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정말 바람직한 비전 경쟁, 정책 경쟁으로 시민들께 희망을 드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드리는 선거를 치르고 싶다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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