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에서 물려난 뒤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 1995년 검사 임용 이래 27년 만이다.
조남관 원장은 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제는 때가 되어 검사로서 저의 소임을 다한 것으로 생각되어 조용히 여러분 곁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검사 생활을 하면서 항상 가슴 속에 품었던 생각은 법이 가는 길에는 왼쪽이나 오른쪽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공정을 향해서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지름길이라 믿는다"고 썼다.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는 의미의 '지족불욕, 지지불태'라는 말도 남겼다.
조 원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동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요직을 맡아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21년 3월 검찰총장직에서 자진사퇴한 뒤에는 총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근무 경험 등 현 정부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현직 검사로 꼽히기도 했으나 2020년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추진한 윤석열 당선인의 징계를 공개 반대하면서 정부와 등을 돌렸다.
'한명숙 사건' 논란에서도 중심에 섰다. 대검의 한명숙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의혹 무혐의 처분, 박범계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고검장·대검 부장회의의 무혐의 처분 도출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으나 윤 당선인과 함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조 원장은 윤석열 정부 검찰총장 하마평에도 올랐지만 사의 표명으로 스스로 총장직에 뜻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 원장의 국정원 감찰실장 근무 경험을 근거로 국정원장 발탁을 점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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