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오미크론 확산세…남은 3대 변수는


중환자수·사망자 정점은 아직…'스텔스 오미크론' 확산도 관건

규모도 크고 기간도 길었던 오미크론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월14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청에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규모도 크고 기간도 길었던 오미크론 유행이 일주일째 주춤한 모습이다.

다만 위중증 및 사망자 정점은 2~3주 뒤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2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외 연구진의 향후 확산세 예측치를 종합한 결과 이번 유행은 이미 정점을 지나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1개 기관 중 9개 연구진이 이같이 판단했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8만7213명을 기록, 이달 3일 이후 25일 만에 다시 10만 명대로 떨어졌다. 이틀 전과 비교하면 13만 여명 줄었고, 전 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도 2만 여명이 감소했다.

최근 2주 동안 일일 확진자수는 36만2281→40만616→62만1197→40만6884→38만1412→33만4642→20만9137→35만3911→49만821→39만5568→33만9514→33만5580→31만8130→18만7213명을 나타냈다. 최근 일주일 내내 2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 10% 내외로 줄어든 추세다.

1월 중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뒤 급격하게 확산됐던 유행의 기세가 드디어 한풀 꺾였다는 평가다. 오미크론이 우세화된 1월 3주차 이후 두달 여 기간 발생한 확진자수만 1130만 명에 달하는데, 정점은 지났다는 분석이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PCR검사를 받고 있다. /남용희 기자

그러나 안심은 이르다. 의료체계 여력과 더 밀접한 지표인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수 정점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중환자와 사망자수는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2~3주 가량 뒤에 영향이 반영된다. 정점 시기를 의료체계 감당 범위 안에서 넘어갈 수 있을 지가 이번 유행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감소하더라도 긴 기간 유행의 영향으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일정 기간 증가할 것"이라며 "재원 중 중환자수는 4월에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대 1300~168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확보된 중환자 병상은 2800여개다. 예측치대로라면 큰 문제 없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는 여러 이유로 실제 병상을 사용하고 있는 중환자수가 정부가 발표하는 중환자수보다 훨씬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 발표 기준으로 1800명 수준만 돼도 중환자 병상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당국의 예상 최대치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숫자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 앞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또다른 변수도 있다.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확산이다.

3월 4주차 국내감염 확진자의 BA.2 검출률은 56.3%, 해외유입은 71.1%로 분석됐다. BA.2가 기존 오미크론 변이인 BA.1을 제치고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BA.2는 BA.1보다 전파력이 1.3~1.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BA.2 확산에 따라 다시 확진자수가 늘어나는 나라도 확인되고 있다.

정 청장은 "최근 유럽에서도 다시 BA.2 때문에 유행이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에 좀 더 정보를 확인해 보겠다"며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기 때문에 유행 규모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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