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 변희수 하사 지지광고 게재를 불허한 서울교통공사가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라는 취지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권고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성소수자를 포함해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광고관리규정 중 체크리스트 평가표를 개정하라는 권고를 공사가 '불수용'했다고 23일 밝혔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간사 단체인 군인권센터(센터)는 지난해 10월7일 고 변희수 하사 전역처분 취소 소송 선고를 앞두고 "국민 성금을 모아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고 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사에 게재하고자 했다.
센터는 지난해 8월9일 공사 광고대행업체에 광고 게재를 신청했으나 공사는 불허했다. 센터는 공사가 불허 사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자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조사를 벌인 인권위는 지난해 10월20일 광고규정 체크리스트 평가표 점검사항 중 '의견이 대립해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를 개정 또는 삭제하고, 관련 점검항목을 가능한 구체적으로 정비해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후 공사는 체크리스트 중 '의견이 대립해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광고주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항목을 삭제한 대신 '소송 등 분쟁과 관련 있는 사안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가''공사의 중립성과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가' 항목을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신설될 체크리스트 항목이 권고의 본뜻과는 반대로 표현의 자유가 오히려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불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판단했다.
공사 내부규정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고, 광고자율심의 규정 내용보다 더 좁게 해석돼 내용이 무엇이든 소송 사안이면 모두 게재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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