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방역 당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미국제약사 머크(MSD)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의 사용을 긴급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일 "'팍스로비드' '렘데시비르'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에 대한 추가 선택지로써 MSD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MSD의 먹는 치료제 24만2000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완료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 심사에 들어갔으나 아직 답보 상태다. 당시 해당 약물이 임상에서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의 입원 및 사망 예방 효과가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이에 따른 먹는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자 현재 쓰고 있는 약물 외에 다른 제품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팍스로비드 선구매량은 76만2000명분으로 현재까지 16만3000명분이 국내로 들어왔다. 누적 사용량은 7만4514명분이지만, 이중 절반 정도가 일주일 사이에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빠른 시일 내에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몰누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는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약이다. 다만 대상 환자의 범위와 기준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팍스로비드는 간, 신장 등의 기능이 나쁜 기저질환자에게는 처방하기 어렵다. 반면 몰누피라비르는 팍스로비드처럼 병용금지 약물이 많지 않으며, 음식물 섭취 제한이나 신장∙간 장애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약물상호작용 역시 확인되지 않아 재택환자 처방에 용이하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입원·사망 예방 효과가 88%인 팍스로비드를 주로 쓰되,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없는 환자에게 몰누피라비르를 보완적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다른 국가들에서는 몰누피라비르를 처방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의학저널(BMJ)을 통해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권고 옵션을 포함한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긴급사용승인 시기와 관련해서는 "승인 여부나 시점은 예측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