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이른바 '스폰서 검사' 뇌물수수 사건을 재수사 끝에 재판에 넘겼다.

공수처는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한 결과 김 전 부장검사를 뇌물수수 혐의로, 검사 출신 박 모 변호사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다고 11일 밝혔다. 공수처의 1호 기소 사건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박 변호사가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수사무마를 대가로 93만5000원 상당의 향응과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박 변호사 사건을 자신의 부서로 배당받은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1월 인사이동 직전에 박 변호사를 조사했다. 박 변호사는 이듬해 4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인사이동 후에는 중·고교 동창인 스폰서 김모 씨의 변호를 박 변호사에게 부탁하는 등 박 변호사를 대리인처럼 활용해왔다.

피고인들은 김 전 부장검사가 인사이동된 이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때문에 직무관련성이나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기소했다.

다만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가 3차례에 걸쳐 4500만원을 받은 혐의는 변제, 변제시점 등을 고려해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2016년 김 전 부장검사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부분은 무혐의로 판단하고, 스폰서 김 씨의 수사 편의를 봐주고 향응을 받은 혐의로만 기소한 바 있다. 이에 김 씨가 2019년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공수처는 지난해 6월 사건을 검찰에서 이첩받고 수사를 시작했다. 공수처 수사2부(김성문 부장검사)는 사건 검토 이후 지난 1월 자료를 공소부(최석규 부장검사)에 넘겼다. 지난달에는 공소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기소 결론을 내렸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수사했지만, 기소 권한이 없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김 전 부장검사는 출범 이후 첫 직접기소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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