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미친 짓이다” 우크라이나 교민의 울분


392개 시민사회단체, 러시아대사관에 “전쟁반대”

참여연대와 난민인권네트워크 및 민주노총 등 392개 시민사회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고 평화적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주현웅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평화가 길이다. 전쟁에 반대한다. 푸틴은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라."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전쟁반대 구호가 한국어·영어·러시아어로 울려 퍼졌다.

참여연대와 난민인권네트워크 및 민주노총 등 392개 시민사회 단체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고 평화적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한 우크라이나인과 우크라이나 한국 교민 10여 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비통한 표정으로 ‘STOP WAR’(전쟁 중단)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평화를 사랑하고 자유와 민주를 추구하며 인권이 보장받는 사회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최근 귀국한 우크라이나 교민 김평원 씨는 "러시아의 가공할 무기들이 4200만 우크라이나 국민의 목숨을 향해 토끼몰이하듯 공격을 퍼붓고 있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전쟁과 잔혹 행위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체 무엇이 사랑하는 아빠를 죽음이 기다리는 전선으로 보내며 그 어린 딸과 가족들로 하여금 한없이 눈물 흘리게 하는 것이냐"며 "미치지 않고 이럴 수는 없다. 러시아는 즉각 이 악마적 전쟁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외교적 해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전쟁은 모든 인류에 패배감을 안겨주는 행위로서 선제공격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고, 다쳤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했다"고 강조했다.

황 팀장은 특히 "매년 러시아대사관 앞에 왔다. 작년에는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조치를 막고 있는 러시아 정부를 규탄하러, 그전에는 시리아 공습을 규탄하러 왔었다"며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계속 평화를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전쟁으로 고통받아 온 사람들을 상징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주현웅 기자

정부에 난민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난민인권네트워크 의장)는 "지난주 침공 이후 12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난민이 돼 국경을 넘었고, 약 85만명이 실향민이 됐다"며 "우선 피난국으로 한국을 택하고자 해외 공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 국내 우크라이나 이주민들이 난민 보호를 요청할 경우 신속히 지위를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기자회견은 전쟁으로 고통받아 온 사람들을 상징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비상사태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자 길에 쓰러지고 마는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때 일부 참석자와 시민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단체들은 행사를 마친 뒤 주한 러시아대사관에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 성명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이다.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전 세계 모든 시민과 연대할 것이라는 선언도 담겼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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