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그분' 거론 조재연 대법관 "김만배 일면식 없어…법적조치 검토"


사상 초유 현직 대법관 기자회견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장우성·송주원 기자]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에서 '대장동 그분'으로 거론된 조재연 대법관이 사실무근이라며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재연 대법관은 23일 오후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만배 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통화도 한 적도 없다. 대장동 관련자 누구도 일면식도 없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언론사 기자에게 받은 명함이 수십장 있지만 김만배 전 기자 것은 없으며 그가 소속됐던 머니투데이 다른 기자들과도 접촉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만배 전 기자가 녹취록에서 조 대법관 딸에게 50억 빌라를 사주려한다고 언급한 대목을 놓고는 "30년 가까이 현재 살고있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왔다"며 "제 딸들은 함께 거주하고 있다가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서 분가해서 서울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고 다른 딸 하나는 작년에 결혼해서 분가해서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 하나는 저와 함께 살고 있다. 저나, 저희 가족이나 하다못해 친인척 중에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김만배 전 기자가 제공해 조 대법관의 딸이 살았다고 거론된 수원 모 아파트에도 전혀 거주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직접 딸들에게도 김만배 전 기자가 거론한 판교 타운하우스 등에 대해서 확인했으나 아는 사실이 없고 사실무근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한 뒤 한 번도 연락이나 문의, 조사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이 사건에 관해서는 제가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지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말했다.

검찰을 향해서도 "검찰이 고발받은지가 벌써 반년이나 된다. 저와 관련된 일에 한해서는 검찰이 보셨을 때 필요하다면 즉시 저를 불러주시기 바란다"며 "논란을 종식시키는데 검찰도 일정한 부분 제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용희 기자

조 대법관은 지난해 10월쯤에도 사실 확인 요청을 하는 기자들이 있어 답변했고 한 달여 전에도 비슷한 문의가 있었으나 별 움직임이 없어 정면 대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실명을 거론한 일에도 불편한 심경을 비쳤다. 조 대법관은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없는 사상초유의 일이었고 방송이 나간 이후에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며칠간 잠을 자지 못하고 현직 대법관으로서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침묵을 지키는 것이 옳으냐, 아니면 떳떳하게 국민들 앞에 밝히는게 옳으냐 고민한 결과 기자회견을 통해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직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여는 일은 드문 일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명수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와 상의 없이 조 대법관이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leslie@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