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국정원, 참여연대 불법사찰"…내부문건 공개

참여연대와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국정원의 참여연대 불법 사찰·공작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용석 기자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참여연대가 국가정보원이 자신들을 불법사찰하고 무력화 공작을 시도했다는 증거를 추가로 공개하고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총 13건의 국정원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이명박정부 시기 국정원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에 대해 불법사찰과 무력화 공작을 시도한 정황이 담겼다.

참여연대가 2010년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발송한 후 국정원이 극우단체를 통해 비난 서명을 발표하도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극우단체를 통해 참여연대를 비난하는 서한을 유엔에 발송하도록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 예로 2010년 7월19일 작성된 '우파진영 등에게 참여연대 비판 서한 발송 계획' 문건이 공개됐다. 참여연대의 기자회견을 사찰해 보고한 문건이 작성되기도 했다.

2010년 12월28일 작성된 문건 '참여연대 견제 및 무력화 방안'에는 '(참여연대) 상근 활동가들의 비리행위에 대해 지속 추적', '이적행위에 대한 보수단체를 활용한 언론 광고' 등의 지시사항이 담겼다.

국정원이 지난 2011년 대학생 단체를 통해 '대학 등록금 인하 운동'을 방해하고자 한 정황이 담긴 문서도 공개됐다.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위성 전파로 파상 공세 차단' 문건에는 국정원이 '좌파'로 규정한 인사들의 자녀 유학 등 실태를 사찰한 내용이 담겼다.

단체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통해 당시 참여연대에 대한 보수단체들의 가스통 시위, 항의 성명 등이 국정원의 기획과 지원에 따라 이뤄진 것임이 분명해졌다"며 "비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불법 공작과 불법 사찰한 것은 중대 범죄이며 국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곽노현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다른 정권에서 시행된 불법사찰 건도 남아있는데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국정원은 보유하고 있는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에 대한 사찰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영종 참여연대 대표는 "지난해 2월 박지원 국정원장도 사찰정보 관련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지만, 국회는 미루고 있다"며 "독립적 진상조사위 구성, 책임자 처벌, 피해자 배·보상 등을 규정한 '국정원 민간사찰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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