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삼가라, 죽으면 책임지겠다"…치료센터에서 사망한 50대 가장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 4518명으로 집계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있다. /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배정한 기자] 부산의 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던 5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부산진 경찰서는 숨진 50대 A 씨에 대해 변사사건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설날인 지난 1일 오후 3시 25분쯤 부산진구 호텔의 생활치료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센터를 청소 중이었던 호텔 직원이 숨진 A 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A 씨는 당뇨와 고혈압약을 먹었지만 병원에 스스로 걸어 들어갈 만큼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입소 사흘 뒤부터 A 씨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등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다. 이에 가족들은 간호사에게 A 씨의 건강 체크를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JTBC가 공개한 통화 녹음에서 A 씨의 아내 전화를 받은 간호사 B 씨는 전화하는 걸 삼가달라며 "본인이 의사표현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저희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통화한다"고 말했다. 다시 A 씨 아내가 "아파도 표현을 안하는 사람이라 걱정돼서 전화했다. 좀 봐달라"고 하자 B 씨는 "봐드린다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 자꾸 연락을 주시는 건"이라고 답했다.

이에 A 씨의 아내가 "저희가 (연락을) 한 번밖에 안했다"며 "만약 잘못돼서 죽으면 선생님이 책임지실거냐"고 묻자 B 씨는 "저희가 민사 쪽으로, 형법으로 책임지겠죠"라고 답했다.

하지만 A 씨는 입소 8일 만에 사망했고 B 씨는 언론을 통해 "가족들이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말은 없었고 상태를 봐 달라고 해 환자를 챙겨봤지만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자신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도 유족이 일방적으로 결부시키고 있어서 많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며 유족 측이 녹음한 통화 내용은 사건 본질과 관계가 없으니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부검해 사망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생활치료센터 측의 환자 관리 소홀 여부와 직접적인 사망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han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