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재연장했지만…"현 추세면 독감처럼 공존 가능성"


확진자 늘어도 병상여력 충분…중증화율·치명률 유지가 관건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 연장을 결정했다. 3일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도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 연장을 결정했다.

다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안정세가 유지된다면 계절독감처럼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까지로 예정된 현행 거리두기 조치가 20일까지 2주 더 연장된다.

이에 따라 20일까지 전국적으로 사적모임은 6명까지만 가능하다. 식당·카페·실내체육시설·노래방·목욕탕·유흥시설 등은 오후 9시까지, 학원·PC방·키즈카페·안마소 등은 오후 10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확진자 증가세 속에서도 위중증 환자가 적정선에서 유지되는 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추세는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때문에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도 병상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국내 확진자는 2주 전인 지난달 22일 7005명에서 계속 증가해 전날 0시 기준으로 2만7443명을 기록했다. 2주 사이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그러면서 재택치료를 받는 환자수는 10만4857명까지 늘었다. 특히 전날 하루 사이 2만1102명이 새로 배정됐는데, 현재 관리 가능한 범위는 약 15만 명으로 한계가 얼마 남지 않았다.

1월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반면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수는 2주 사이 433명에서 257명으로 40% 이상 감소했다. 병상 가동률도 중환자 14.9%, 준중증 39.2%, 중등증 41.1%까지 낮아졌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무증상·경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재택치료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고, 앞으로 중증환자가 증가할 경우 의료체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주말까지는 설 연휴로 인한 이동이 계속된다. 1~2주 정도는 유행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치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일상회복 재개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계절독감과 비슷하게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 전환도 본격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통제관은 "오미크론 유행은 중장기적으로는 중증화율, 치명률이 낮고 의료체계에 부담이 덜하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위중증·치명률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면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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