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부임 이후 투자출연기관 26곳 중 절반 이상인 15곳의 기관장을 새로 임명했다.
시정 구석구석을 책임지는 역할인 만큼 과거 임기 때 손발을 맞춘 인사, 당 출신 등 오 시장의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를 곳곳에 포진한 모습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이 지난해 4월 '컴백'한 뒤 임명한 투자출연기관장은 논란의 중심이 됐던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비롯해 15명이다.
전체 투자출연기관 26곳 중 절반 이상이 '오세훈표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또한 현재 4곳이 공석인 점을 감안하면 그 비중은 70% 가까이로 높아진다.
새로 대표 또는 이사장이 임명된 15곳은 SH공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서울산업진흥원, 서울신용보증재단,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시복지재단, 서울문화재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디자인재단, 서울관광재단,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디지털재단, 서울시120다산콜재단,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등이다.
서울연구원과 서울장학재단, 서울기술연구원 수장은 공석이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도 문혜정 대표가 지난해 임명 이후 약 두 달 만에 일신상 사유로 사임해 공석이다.
새 수장들 중에는 이전에 오 시장과 손발을 맞췄던 인사들이 눈에 띈다.
황정일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는 오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과거 임기 때 서울시 시민소통특보를 맡았다. 서울디자인재단의 이경돈 대표는 오 시장 과거 임기 때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 기획관으로 함께 했고, 권영걸 이사장도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한강르네상스', DDP, 고척스카이돔 사업을 추진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과거 오 시장 임기 때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맡아 역할을 수행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도 과거 임기 때 세종문화회관 경영본부장, 세종벨트 운영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당 출신 인사도 있다.
부임 직후 사임한 문혜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전 대표는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역임했고, 지난해 보궐선거 때는 오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이재 서울시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돼 원내부대표를 지냈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옛 한나라당 출신이다.
지난해 보궐선거 때 공동운영을 약속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쪽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도 있다. 정연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보궐선거 때 안 대표 캠프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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