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인물 김만배 전 기자와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곽상도 전 의원에게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전달한 정황이 발견됐다.
19일 한국일보가 보도한 '김만배-정영학 대화 녹취록'를 보면 김 전 기자는 정 회계사에게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전 기자가 보낸 메시지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의 아들은 "뭘, 아버지가 뭘 달라냐"고 묻자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했다. 김 전 기자는 "야,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화천대유 임원)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고 물었다. 이러자 정 회계사는 "형님도 골치 아프시겠습니다"라고 거들었고 김 전 기자는 "응, 골치아파"라고 답했다.
김 전 기자가 이른바 '50억 클럽' 인사들에게 돈을 건넬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한 대목도 나왔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기자는 2020년 3월 24일 경기 성남시 운중동의 한 카페에서 정 회계사를 만나 "50개(억 원)가 몇 개냐, 쳐볼게"라며 "최재경,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홍선근, 권순일. 그러면 얼마지?"라고 정 회계사에게 물었다. 정 회계사는 300억원이라고 답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김 전 기자는 녹취록에서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과 분양을 맡은 A12블록 수익금 420억원을 '50억 클럽' 인사들에게 줄 계획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자신들이 녹취록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기소 이후 법에 따라 증거기록을 피고인측에 열람·등사 해주고 있으며, 법원의 결정에 따라 녹음파일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지난해 12월1일 곽 전 의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 당했다. 아직 곽 전 의원 처분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곽상도 전 의원의 변호인은 "김만배 녹취록 중 곽 전 의원 관련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검찰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수사과정에서 해명되는 중이고, 작년 법원의 영장 심사에서도 녹취록의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곽 전 의원의 무고함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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