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청·인천청 시범운영…일선 "팀별 유불리 달라" 목소리도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경찰이 경제·지능·사이버수사팀을 통합하는 수사체제 대수술을 추진한다. 일선에서는 팀별로 유불리가 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구성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번 달 인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경기북부경찰청과 인천경찰청 1급지와 일부 2급지 경찰서 대상 기존 경제·지능·사이버수사팀 조직과 인력을 합쳐 통합 수사팀으로 시범 운영한다.
범죄 경계가 모호해지고, 수사권 조정으로 사건처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지난 2005년 '죄종별 전문수사팀제'를 바꾸는 수사체제 수술을 추진하는 것이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본부장은 지난해 12월2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최근 범죄 추세가 변하고 있어 수사 인력과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라며 "조직과 인력 개편 조정 등 여러 노력으로 내부 직원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수본 체제 이후 국민 편익도 함께 잘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큰 특징은 대면과 비대면상 벌어지는 범죄를 한 팀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명예훼손죄의 경우 기존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사이버수사팀이, 현장에서 발생한 고소·고발 사건은 경제팀에서 맡았으나 구분 없이 통합 수사팀에서 전담한다.
특히 보이스피싱이나 가상자산 관련 범죄는 전담팀을 지정해 사안마다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사이버수사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시·도경찰청 단위에서 교육 등을 통해 보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달 말까지 내부 인사가 마무리 되면 통합 수사팀을 본격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수사체제 변화로 사건처리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앞서 수사권 조정으로 1인당 사건 보유 건수와 처리 기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선에선 각 팀별로 통합 수사팀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한다. 한 지방청 계장은 "일선 경찰서와 사건별로 다르겠지만, 사건이 몰렸던 기존 경제팀 업무가 지능팀과 사이버수사팀으로 넘어가 지능팀과 사이버수사팀들은 업무 증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국수본은 전체 부담을 줄이는 화학적 통합을 노리고 있다. 국수본 관계자는 "단순히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업무 부담을 줄이면서 현장에서 이를 체감할 수 있게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수본은 지난해 통합 수사팀에 대한 일선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장 목소리에 대한 피드백도 있었다고 한다.
학계에서는 팀별 소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는 여러 원인과 동기가 있고 다양한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히는데, 기존 죄종별 수사팀은 현실적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라고 봤다.
이어 "칸막이가 많아지면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다. 직제 개편을 통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 적절한 인력 충원까지 이뤄진다면 바람직한 수사체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