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 여력 확보, 안정화 단계"…오미크론 대응이 변수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꺾이면서 올해 설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재개한 뒤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설에는 유행이 잦아들고 있었음에도 결국 사적모임 5인 제한 등 조치를 연장했는데 올해도 오미크론 변이라는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확진자수, 위중증 환자수, 병상가동률 등 주요 방역지표는 정점을 찍고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일주일 간 국내발생 일 평균 확진자수는 3969.9명으로, 2주 전 5329.4명과 비교해 1359.5명(25.5%) 감소했다. 유행의 중심인 수도권은 26.8%, 비수도권은 22.4% 줄었다.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수는 지난달 말 1100명 대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줄어들면서 이날 이틀 연속 1000명 아래를 나타냈다. 사망자도 한 때 100명을 넘나들다 최근에는 이틀째 50명 대를 기록했다.
병상가동률도 일단 위기를 넘긴 모습이다. 12월 5주차 기준으로 수도권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75.2%를 나타내 여력을 회복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의료체계는 이제 충분한 여력을 확보하면서 안정화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설 명절에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의 방역조치 적용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가족 모임이 가능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설에는 사적모임 5인 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 조치가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2020년 말부터 3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1000명을 넘나들던 확진자 규모가 설을 앞두고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재확산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방역 상황을 살펴 17일부터 적용될 조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도입 때 4주 적용·2주 검토라는 대원칙을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일상회복을 재개하면 설 연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확산이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변수로 꼽힌다. 해외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은 델타 변이보다 낮지만 전파속도는 2~3배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한두 달 안에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는 이런 특성을 감안해 맞춤형 방역 전략을 가동한다는 계획 아래 관계부처 및 전문가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내용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조치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손 반장은 "오미크론 변이는 위중증·치명률이 낮다는 측면에서는 좀 더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고, 거리두기 같은 강제적인 조치보다는 방역패스나 노인시설을 보호하는 등 조치를 통해 최대한 일상회복을 지탱할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도 나온다"며 "반면 전파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유행이 한번 커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거리두기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섞여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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