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와 국내 직접 비교 어려워"…맞춤형 대응 체계 구상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곧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치명률은 기존 변이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정부는 전파속도가 빠른 만큼 새로운 방역 체계로 대응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크게 확산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덴마크 등에서는 최근 예방접종률이 높은데도 확진자 규모는 커지고 있으나 위중증 및 사망자수는 그만큼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 달 가량 오미크론 확진자의 중증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입원률이 델타 변이의 1/3 수준이라는 해외의 분석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아직 표본이 적긴 하지만 3일 기준으로 오미크론 확진자 및 역학적 관련 사례는 2000여 명 규모인데 위중증 1명, 사망자 2명 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누적 치명률 0.9%에 현저히 못미친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속도가 기존 변이보다 빠르다는 특성도 지녔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2~3배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한 두달 이내에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우세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방역관리가 용이해지고 일상회복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독감처럼 계절성 감염병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낙관론을 경계하며 오미크론 특성에 적합한 방역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전파속도가 빠른 만큼 확진자 규모가 대거 늘어나면 방역체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3일 브리핑에서 "영국은 누적 확진자수가 인구 대비 거의 20%에 가깝다"며 "진단되지 않은 잠재적 감염자가 2~3배 정도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보면 실제로 상당한 감염 경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자연면역을 갖춘 상태에서 오미크론에 재감염된 사례가 많은 해외의 분석 결과가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될 지 미지수라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누적 확진자 비율은 약 1.2%로 영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새로운 대응체계에 대해 "지금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를 보면 델타 변이와 똑같이 대응하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며 "질병청을 중심으로 검사체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자수가 대규모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택치료나 협력병원의 다양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 경증 환자가 더 많이 늘어난다고 했을 때 일반 의원급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지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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