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풍경…한시간 전부터 주문 끊는 식당, 키오스크 마감 카페
[더팩트ㅣ이선영 인턴기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진 지난달 30일 밤 홍대 거리.
오후 9시가 가까워지자 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지하철역으로 줄을 잇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불꽃 축제 현장이나 대규모 공연이 끝난 뒤에나 볼 수 있을 듯한 광경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식당·카페 등 주요 시설 영업시간이 9시로 제한되면서 일어난 일이다.
귀가를 서두르는 시민들로 지하철역 주변과 내부는 최고 혼잡시간대인 출퇴근시간 못지 않게 붐볐다.
앞서 오후 6시40분쯤 홍대 거리는 연말인데도 비교적 한산했다. 지하철역에서는 끊임없이 나오는 사람들이 다들 어디로 갔나 싶을 정도로 거리는 조용한 편이었다.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숲길공원은 한 손에 쇼핑백을 든 시민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주로 20대, 30대로 보이는 연인들과 친구들이 한두 명씩 짝지어 지나갔고 여럿이 함께 하는 일행은 보기 드물었다.
즉석 셀프 사진관에서 친구와 사진을 찍고 나오던 A씨(28·마포구 거주)는 "백신은 맞긴 했지만 불안해서 간단하게 밥 먹고 사진 찍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며 "홈파티로 연말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식당과 술집은 곳곳에 빈자리가 보였다. 한 음식점은 7시40분부터 손님들에게 재료가 떨어졌다며 주문 접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 가게 주인 박모(54)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시간이 제한돼 있어 일찍 주문을 끊고 정리하는 게 편하다"며 "8시까지 (손님을) 받아도 많이 오진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른 한 곱창집에서 일하는 김모(57) 씨는 "우리는 저녁장사인데 손님이 너무 없어서 사장님 눈치가 보인다"며 "그나마 오늘은 연말이라 손님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 카페도 8시부터 마감을 시작했다. 손님이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려 하자 직원이 "코로나19로 8시에 마감한다"고 설명하며 사과했다.
9시가 다가오자 거리 곳곳의 음식점과 카페에서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몰려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한 시민은 역으로 가는 인파를 보며 "전쟁 난 거 아니야"라며 혀를 내둘렀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 축소 등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소상공인 55만명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500만원을 우선 지급하고, 추후 보상액이 확정되면 정산하는 '선 지급 후 정산'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청소년 방역패스는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1일부터 시작하되 한 달 간 계도기간을 거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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