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민주노총 "박근혜 사면, 대통령 권한남용"

세월호참사를기억하며연대하는그리스도인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유가족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에서 박근혜 사면 규탄, 세월호를 다시 침몰시키는 문재인 정부 규탄 기도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朴은 책무 방기 장본인…문재인, 촛불항쟁 배신"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세월호 참사 유족, 민주노총 등 사회단체가 문재인 정부의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결정을 두고 "촛불항쟁 배신"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민변세월호참사TF 등은 27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참사 당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의 책무를 방기한 장본인이 바로 박근혜"라며 "세월호가 침몰할 때, 국민을 구조해야 할 때, 국가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등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혁명을 통해 대통령 권좌에서 쫓겨나고 처벌받은 자를 국민의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진행한 사면은 국민이 부여한 사면권의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한 사람의 건강은 염려하면서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었던 1700만 국민이 받을 정신적 고통은 염려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오후 1시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1000여개단체가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 사면 결정을 규탄했다.

민주노총 등은 "박근혜는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의 의무를 망각한 채 도리어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한 중대 범죄자"라며 "이런 점에서 특별사면은 정의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한 촛불항쟁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은 사과도 반성도 없고 또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면을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문대통령이 사면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31일 구속돼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이 확정됐다. 정부는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 등 3094명에 대해 오는 31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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