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KT 임원 "혐의 인정"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T 임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남용희 기자

국회의원 99명 불법기부 혐의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T 임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KT 전·현직 임원 4명과 KT 법인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이지만 전모 씨와 최모 씨 등 2명은 재판에 나와 혐의를 인정했다.

전씨는 "모두 자백했다"며 혐의사실을 인정했다. 최씨 또한 "공소사실을 다 인정한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법인 측은 "준비가 덜 돼 다음 기일에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다.

변호인들은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황창규 전 KT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등 공동 피의자들에 대한 검찰의 처분 내용과 불기소 이유서 등을 제출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KT 대관업무를 담당했던 전씨 등은 2014년 5월~2017년 10월 상품권 할인 등으로 11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중 4억3800만원을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KT는 국회의원 후원 한도인 500만원이 넘는 돈을 제공하기 위해 임직원 29명을 동원해 100만~300만원씩 나눠 총 360회에 걸쳐 자금을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구 대표 등 임원 10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로 약식기소하고, 전씨 등 4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황 전 회장은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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