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팩 반세기, 재활용률 10%대…“시스템 갖춰야”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가게의 구성원들과 서울환경연합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종이팩 재활용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주현웅 기자

제로웨이스트가게 연대 '도모도모', 서울환경연합 기자회견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가게의 구성원들과 환경단체가 정부에 종이팩 재활용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21일 전국 제로웨이스트가게 연대 ‘도모도모’와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종이팩은 종이가 아닌 종이팩류로 분리배출을 해야 하지만 배출할 곳이 거의 없다"며 "배출하더라도 재활용 선별 과정에서 별도 선별되지 않고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팩의 재활용률은 15.8%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제도) 대상 재활용품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2013년 35%, 2014년 26%, 2019년 19% 등 매년 낮아지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2018년 기준 유럽 49%, 미국 60%, 캐나다 53% 수준이다.

이날 서울환경연합은 ‘종이팩 분리배출 시민인식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참여자 1001명 중 50.5%는 종이팩류는 종이와 따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거주하는 곳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이 없다는 대답이 62.5%에 달했다.

‘지자체별 종이팩 선별 수거 현황 시민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전국 지자체·주민센터 229곳의 종이팩 수거 여부와 수거 뒤 선별장에서 선별 여부를 조사 및 분석한 자료다.

65곳(29%)의 지자체가 재활용 선별장에서 종이팩을 재활용하지 않거나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멸균팩을 재활용하지 않고 폐기하거나 모른다고 응답한 지자체는 127곳(55%)으로 절반을 넘었다.

단체는 "내년이면 우유팩을 사용한 지 50년이 된다"며 "현재의 종이팩 재활용 실태는 반세기가 되도록 재활용 시스템조차 마련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정미라 제로웨이스트 가게 지구친구어바웃엠 대표는 "종이팩을 100% 재활용하면 연간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며 "제대로 된 종이팩의 재활용 체계가 구축되고 다양한 종이팩 재활용 제품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모도모와 서울환경연합은 이밖에도 △기업이 종이팩 분리배출 방법을 제품 라벨에 인쇄할 것 △정부는 재활용 선별장의 종이팩 선별 지침을 마련할 것 △지자체는 종이팩 전용 수거함 설치 의무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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