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현장 대응 과정에서 형사책임을 감면해주는 '경찰관 직무집행법'(경직법) 개정안에 "의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김 청장은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장 경찰관의 과감한 법 집행을 어렵게 하는 제도적 요소가 분명히 있다. 감면 규정을 도입해 뒷받침하는 취지인 만큼, 남용 우려를 방지할 장치가 있다면 충분히 의결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경직법 개정안은 현장 대응력 논란이 불거진 뒤, 논의에 속도가 붙어 지난달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후 지난 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했지만, 인권침해 우려로 의결하지 않았다.
개정안에는 경찰관의 위급한 직무수행 과정에서 시민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중대과실이 없는 한 형사 책임을 감면·면제시켜주는 조항이 담겨있다.
김 청장은 "기본적으로 법원행정처, 법무부 등의 기본 의견은 이번 논의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됐다. 법사위 전문위원실, 법원행정처, 법무부 안을 다양하게 받아 논의하고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절차가 진행됐고, 범위가 포괄적으로 규정돼 권한 남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경찰개혁네트워크'는 "무분별한 물리력 행사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여러 제기된 남용이나 인권침해 우려를 최소화할 방향의 조문 수정이 협의됐다"며 "경찰청도 적극적으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공권력 남용 사례가 크게 줄었다고도 강조했다. 김 청장은 "공권력 남용이나 한계를 초월한 법 집행으로 인권 침해된 사례는 과거보다 현저히 적어졌다. 이제는 경찰권 행사에 어디에 중점을 둘지 깊이 있게 고민과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선 경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속출을 놓고는 "엄격한 지침을 적극 수용해 준 일선 경찰관 노력 덕분에 대규모 집단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서울청과 경기남부청은 4단계 수준에 준해 자체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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