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할 사람과 이권 노리는 사람 한통속"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교수들이 올해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꼽았다.
13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880명이 추천위원단 추천과 예비심사단 심사를 거쳐 6개 사자성어 중 2개씩 선정해 투표한 결과 총 1760표 중 514표(29.2%)로 '묘서동처'가 뽑혔다.
묘서동처는 중국 당나라 역사를 서술한 구당서에 처음 등장하는 말로, 고양이와 쥐가 한 곳에 있다는 뜻이다.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상황을 꼬집는다.
구당서에 따르면 한 지방 군인이 자신의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빠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의 상관은 그 쥐와 고양이를 임금에게 바쳤다. 중앙 관리들은 복이 들어온다며 기뻐했지만, 한 관리만 "이 사람들이 정신을 잃었다"라고 한탄했다고 적혀있다.
묘서동처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각처에서, 또는 여야 간에 입법·사법·행정의 잣대를 의심하며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라며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데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라고 밝혔다.
묘서동처에 이어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인곤마핍'(人困馬乏)이 371표(21.1%)로 많은 표를 얻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는 모습을 담은 '이전투구'(泥田鬪狗)가 299표(17.0%)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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