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뇌물 의혹 자금…2015년 검찰서 무혐의 처분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오랜 침묵을 깨고 경찰에 출석한 최윤길 화천대유자산관리 부회장(전 성남시의회 의장) 수사에 이목이 쏠린다. 화천대유에 몸담게 된 이유와 40억 원 성과급의 사실 여부가 관심사다. 다만 6년 전 시의원 시절 금품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돈을 돌려줬다고 인정돼 불기소됐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와 경찰이 다시 들여다볼지 주목된다.
2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최 부회장은 화천대유에 입사한 배경 등을 추궁받을 전망이다. 특히 40억 원의 성과급을 받은 게 사실인지, 맞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도 소명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그가 시의장 시절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에 힘을 실어준 대가로 화천대유에 취업해 돈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최 부회장은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이같은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소설을 쓰시네 정말" 대답할 가치를 못느끼겠다"라고 대답했다.
최 부회장이 거론되는 의혹 중 또 주목되는 대목은 시의원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시행사 '씨세븐'에서 받았다는 1억 원의 행방이다. 그는 2010년 공공에서 민간개발 전환을 청탁받고 이 돈을 받은 혐의로 5년 뒤인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틀 뒤 돈을 돌려줬다"는 진술이 받아들여져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실제 이 돈을 돌려줬는지는 논란 소지가 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옛 씨세븐 관계자들 사이에선 "돈이 간 것은 맞지만, 돌아 오진 않았다"는 증언이 나온다. 또 현금으로 건네진 1억 원 외에도 골프 접대와 상품권, 과일과 각종 비품 제공 등의 형태로 각각 수백만 원씩 전달됐다는 주장도 있다.
이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부회장에게 처음 들어간 1억원은 차량 구매 명목이었다. 당시 최 부회장이 에쿠스 차량을 새로 장만하길 원해 그 명목으로 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실제 최 부회장의 차량은 에쿠스로 바뀌었다. 2012년 경기도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당시 2010년식 에쿠스를 보유한 것으로 나온다.
돈은 씨세븐의 이사급으로 일한 김모 씨가 쇼핑백에 현금을 담아 전달했다. 때는 2010년 6월, 장소는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 있는 빙상연맹 사무실이었다. 옛 씨세븐 관계자는 <더팩트>에 "돈을 돌려받았다는 보고는 없었고, 실제로 돌아온 돈도 명백히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금이 쌓인 쇼핑백을 이틀 만에 확인해서 돌려줬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돈을 건넨 인물이 대장동 사업에 계속 관여하려는 욕심에 ‘돈을 돌려받았다’고 검찰에 거짓 진술을 했다는 게 중론"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김 씨가 최근 주변에 부쩍 ‘돈을 못 돌려받았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 부회장에게 다양한 경로로 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민간 개발업체 임원들이 500만 원의 내기 골프에서 계속 져주거나 상품권과 과일세트 등을 전한 경우도 많았다"며 "(지역구 행사 등 이용 명목으로 제공한) 과일만 해도 한 번에 10박스 이상 수백만 원어치였다"고 주장했다.
<더팩트>는 최 부회장을 비롯해 골프 접대 및 향응을 제공한 당사자로 지목된 복수의 인물에 통화와 메시지 등으로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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