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노태우처럼 용서 구했으면 좋았을 걸"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지난 23일 숨진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 장례 2일 차인 24일 빈소를 찾는 하나회와 5공화국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특1호실에 마련된 전 씨의 빈소에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창식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박철언 전 정무1장관, 김용갑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하나회와 5공 인사들이 찾았다.
빈소 내부에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의 근조화환이 자리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도 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9시21분쯤 빈소를 찾았다. 10여분간 조문을 마친 반 전 총장은 "한 때 대한민국 대통령을 거치고, 공직에 있으면서 직·간접적으로 뵌 적이 있다.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문상을 왔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조문을 오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그분들 판단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 인간은 사실 다 공과가 있기 마련"이라면서도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용서를 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전했다.
오전 10시11분쯤에는 12·12군사반란 당시 수도경비사령부 중대장이었던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이 빈소를 찾았다. 뒤이어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파견 검사로 근무했고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철언 전 정무1장관이 조문했다.
5공 인사들은 전 씨가 대통령 재임 시절 여러 공적을 세웠다며,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선 희생자들이 '넓은 마음'을 가져달라고 주장했다.
박철언 전 장관은 "대통령 직선제, 남북관계 화해를 위해서 많은 일을 했다"라며 "5월 민주화 운동에 대해 전두환 내외분도 가슴 아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하지만 유가족과 희생자들도 넓은 마음을 가져주시면 어떨까 한다"고 밝혔다.
김용갑 전 민정수석은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아무리 나쁜 짓을 했다고 해도 국민들이 포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 씨의 백담사 칩거에 따라갔던 차찬회 전 대통령경호실 기획실장, 민주정의당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권정달 전 의원, 하나회 이종구 전 육군참모총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전 씨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5일간 치러지고 27일 오전 8시 발인한다. 국립묘지법상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은 전 씨는 국립묘지 안장 배제 대상이다.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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