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기 전 공보비서관 기자회견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은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사과를 놓고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씨 자택 앞에서 유족을 대신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 전 비서관은 "북녘땅이 바라다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 기어이 통일의 그 날을 맞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라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이 밝힌 유언은 2014년 발간한 회고록에 남겨진 유서에 있는 대목이다. 민 전 비서관은 사실상 유서라고 설명했다.
회고록에는 "내 가슴 속에 평생을 지녀 온 염원과 작은 소망이 남아 있음을 느낀다. 반역사적, 반문명적 집단인 김일성 왕조가 무너지고 조국이 통일되는 감격을 맞이하는 일이다"라고 적혀있다.
이어 "그날이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나와 있다.
민 전 비서관은 또 "나 죽으면 화장해서 그냥 뿌리라라고 말씀하셨다. 가족들은 유언에 따라 그대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질문에는 "언제, 어떻게 당시 공수부대를 지휘했고 발포 명령을 했냐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사죄하라는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라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에 따르면 전 씨는 자택 화장실에서 쓰려져 회복하지 못하고 오전 8시45분쯤 숨졌다. 곁에는 부인 이순자 씨만 있었다.
전 씨는 혈액암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앓다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해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아왔다. 시신은 치료를 받던 서울 서대문구 연대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된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전 씨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아 국립묘지법상 안장 배제 대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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