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표창장 유죄' 반전되나…대법 전합 판결 주목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피의자 권리 임의제출 때도 보장"…정 교수 측 주장과 같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 과정에서 필수적인 피의자 참여권 보장 등 절차적 권리는 임의제출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디지털 증거물에서 새로운 혐의의 증거가 나왔다면 즉각 압수수색 영장을 새로 발부받고 피의자의 권리를 보장해야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쟁점이 비슷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대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8일 성폭력범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일부 무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학교수였던 A씨는 2013년, 2014년 두차례 만취한 제자를 추행하고 몸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조금 달랐다. 재판부는 2013년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013년 혐의를 입증한 A씨 휴대폰 속 사진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년 범행의 피해자 B씨는 A씨의 휴대전화 2대를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임의제출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강제가 아니라 자유로운 의사로 증거물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휴대폰에서는 B씨의 피해 증거 사진 뿐 아니라 1년 전 다른 범행 증거 사진까지 나왔다. 검찰은 두 혐의를 모두 재판에 넘겼다.

2심 재판부는 경찰이 임의제출받은 휴대폰에서 다른 범행의 증거를 발견했다면 즉각 모든 작업을 중단한 뒤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영상은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 정의의 여신상, 대법원 자료사진/더팩트 DB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대법관 전원일치로 같은 판단을 내렸다.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휴대폰 등 정보저장매체를 피해자 등 제3자가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했다면 동기가 된 범죄와 무관한 것까지 무제한 탐색하면 불법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생활을 비롯해 개인의 각종 비밀이 저장돼있어 제한없이 뒤진다면 피의자의 인격적 법익 침해가 아주 크다는 설명이다.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거나 피고인 동의를 얻었더라도 불법이기는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이 전자정보 압수수색물 탐색·복제 때 지켜야 할 참여권 보장, 전자정보 압수목록 교부 등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는 임의제출에도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정경심 교수 측도 1,2심에서 검찰이 임의제출받은 동양대 PC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물이라며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당시 검찰은 PC가 있던 동양대 강사휴게실 관리자인 조교의 동의로 임의제출 받았다. 정 교수에게는 통지하지 않았고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도 주지 않았다.

이 PC에서는 검찰이 주장한 동양대 표창장 위조 증거 대부분이 발견됐고 자녀의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과 얽힌 주요 증거 등도 수집됐다.

1,2심 재판부는 임의제출 방식의 압수는 영장에 따른 압수수색 때처럼 피의자 참여권 등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며 정 교수 측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하자가 있더라도 증거능력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도 판단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 주심 천대엽 대법관은 정경심 교수 사건의 주심도 맡았다.


leslie@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