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명·70m 간격·20개 무리로 진행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반헌법적 행정을 바로 잡기 위해 다양하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이로써 야기되는 모든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
민주노총이 오는 13일 예정한 노동자대회를 서울시가 불허하자 크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위헌행위 및 부당한 행정행위를 규탄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민주노총이 최근 주최한 몇 차례의 집회에서 감염병 확산은 없었다고 정부 당국이 확인했다"며 "위드코로나 국면에서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제한은 역사적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박근혜정부 촛불집회에서 확인했듯 세상을 바꾸는 것은 시민 목소리"라며 "정부와 서울시가 현재 방역을 앞세워 변화를 막아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스포츠 경기장에는 더 많은 인원이 모인 데다, 보수단체 집회도 허용되는 점에 비춰 민주노총에 유독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며칠 전 잠실에서 열린 가을야구 준플레이오프에는 2만9000명이 모였다"며 "또 지난 주말 보수단체는 서울광장 등지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 행진까지 했으나 허용됐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의 노동자대회 금지 조치가 불법이라고도 주장했다.
하태승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다른 기본권 못지 않게 중요한 권리"라며 "최근 서울행정법원을 비롯한 수많은 법원이 서울시 집회 금지 조치의 위법성을 선언했는데, 여전히 이를 유지하는 서울시의 행정은 비례원칙에 반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위드코로나 시행에 따른 허용 인원에 맞춰 499명이 70m 간격을 두고 20개 무리로 나뉘어 서울 도심 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서울시가 ‘1만 명 규모의 쪼개기식 불법 집회’로 규정한 방식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자체와 경찰이 불법집회로 규정했다"면서 "노동계도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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