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상대 2억 손해배상 소송 청구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불법 사찰을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서 소멸시효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김진영 부장판사는 8일 오전 조 전 장관이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사찰로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 추구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국정원의 권한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국가기관의 인권 침해에 어떠한 관용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배상액 규모를 2억 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국가 측은 이날 첫 변론에서 "사찰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반성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2013년 이뤄진 사찰은 민법상 소멸시효가 완성됐기 때문에 다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법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의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피해자가 손해·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으로 정한다. 또 사찰 사실을 인정하고 조 전 장관 측 정보공개 청구를 적극적으로 인용했고 박지원 국정원장이 과거 정치 개입 행위에 대국민 사과한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국정원 정치 개입 근절을 위해 정치 관여 우려가 있는 정보 수집·분석 조직 설치 금지 등을 뼈대로 한 개정 국정원법은 올해 시행됐다.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원고 입장에서는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는 사찰 실체를 전혀 알 수 없었다"며 "가해 행위 주체인 피고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권리 남용"이라고 반박했다.
또 대리인은 조 전 장관이 직접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일부 내용이 누락됐다며 사찰 관련 문서를 추가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전 장관 측은 2011~2016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에게 불법 사찰·여론 공작을 당했다며 6월 국가를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국정원이 조 전 장관을 사찰하고 '종북세력', '교수라는 양의 탈을 쓰고 체제변혁을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늑대' 등이라고 공격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다음 공판은 내달 20일 2차 변론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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