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손준성·김웅 연달아 조사…수사 속도전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남용희 기자

고발장 작성 및 전달 파악 주목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핵심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이어 김웅 국민의힘 의원까지 조사에 나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팀(여운국 차장검사)는 전날(2일) 손 검사를 13시간 동안 조사한데 이어 이날 김웅 의원을 불러 조사한다.

손 검사와 김 의원은 이 사건 핵심인물로 꼽힌다. 손 검사는 지난해 4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소속 검사 등에게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 자료 수집을 지시하고, 고발장을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3일 이 사건 공익제보자 조성은 씨에게 고발장과 '제보자X' 지모씨의 SNS 글 등을 이미지 파일로 텔레그램 메시지로 보냈는데 모두 '손 준성 보냄'이 표시돼있다. 텔레그램 특성상 중간에 여러 인물을 거쳐도 '최초 전송자'의 이름은 꼬리표처럼 붙게 된다.

공수처는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손 검사와 김 의원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윗선 개입 여부를 밝혀낼 수 있다고 본다. 두 사람에게서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한다면 윤 전 총장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수사팀은 손 검사 조사에서 손 검사가 수정관실 소속 부하 검사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했는지, 어떻게 김 의원에게 고발장이 전달됐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예정된 김 의원에 대한 조사에서는 조 씨와의 통화녹취록 등을 근거로 고발장 전달 과정을 집중적으로 물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가 손 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노출된 '패'보다 얼마나 더 탄탄한 증거를 갖고있는지가 향후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2일 오전 경기 과천정부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차량을 타고 출입하고 있다./과천=이동률 기자

손 검사와 김 의원을 연이틀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발장 전달 및 작성'의 연결고리를 입증해내면 고발 실행 과정까지도 차례대로 규명할 수 있다. 손 검사의 구속영장 기각 후 지난 주말동안 수사팀이 추가 증거를 찾았을지 아니면 공개하지 않았던 의미있는 증거가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공수처는 김 의원 조사까지 마친 뒤 손 검사에 대한 추가 조사 및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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