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구축 등 100억 예산 편성…시의회 "꼼꼼하게 볼 것"
[더팩트|이진하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울런'을 정부와 시의회의 비협조에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서울런 관련 비용으로 100억 원가량이 포함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콘텐츠 관련 비용 70억 원과 올해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에서 삭감됐던 교육 플랫폼 구축 비용 30억 원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예산 편성 작업을 이번 주 내에 완료하고 내달 1일 시의회에 제출한다.
서울런은 무너진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오 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 중 하나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8월 27일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지난 추경에서 삭감돼 추진하지 못했던 개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의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부터는 1000만 서울시민을 위한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사업 시작 전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시의회의 입장은 여전하다.
7월 시의회의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는 전체 예산 58억 원 중 교육 플랫폼 구축 비용 18억 원 정도를 전액 삭감하기도 했다.
당시 시의원들은 기존 온라인 강의와 다를 게 없고 사교육을 조장할 뿐 아니라 서울교육청 업무를 침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아직 예산안을 받지 않아서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 어렵지만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자는 것은 모든 시의원들의 생각"이라며 "내년도 예산안을 그 어느 때보다 면밀히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도 지난 6월 서울런 사업이 교육부의 'K에듀 통합 플랫폼' 사업과 중복된다며 서울시에 사업 추진 보류를 통보했다.
지난 26일 행안부 국정감사에서도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다시 한번 서울런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시는 서울런 추진 보류 의견을 잘 참작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는 "행안부가 추진 보류를 권고한 플랫폼 구축 사업은 현재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운영 중인 서울런은 교육 콘텐츠 제공만을 하고 있으며 내년도 예산안이 편성된 후에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형 교육 플랫폼 구축 사업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이기에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초·중·고 대상의 K에듀와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시의 설명에도 행안부는 서울런의 추진 보류 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도 난항이 예상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분기별로 이행 여부를 지자체들에 알리는 절차에 따라 서울시에 해당 사업을 보류하라고 다시 통보할 것"이라며 "11월 이행실태 점검 결과를 통보하면서 이행을 재권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