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유언 "5·18 희생자에 너그러운 용서 구해"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녀 노소영 아트센트 나비 관장과 장남 최인근 씨, 노 관장의 첫째 사위, 장녀 최윤정 씨, 차녀 최민정 씨(오른쪽부터)가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5·18 전남도청 상황실장 "여러 차례 사죄"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27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노 전 대통령의 유언 내용을 공개했다.

노 변호사는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가에 대해 여러 생각과 책임이 많았다. 전부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고 밝혔다.

영국 출장을 갔던 노 변호사는 귀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자마자 이날 오후 12시8분쯤 빈소를 찾아 상주석에 앉았다.

노 변호사는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이나 또 그 이후에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고,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평소 말씀을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상황실장을 했던 박남선 씨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노 변호사는 박 씨가 장례식장을 나갈 때까지 배웅하기도 했다.

박 씨는 "노 전 대통령은 아드님인 노 변호사를 통해 여러 차례 광주학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거기에 사죄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육성으로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지만, 병석에 누워 계시기에 올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죄를 촉구했다. 박 씨는 "전 씨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학살에 대한 사죄 표명을 하고 돌아가신 유족이나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 빈소에는 이날 오전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 여야 인사들이 찾아 조문 중이다.

bell@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