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징계 처분…수사참고자료 받았지만 징계로 끝내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파견 근무 중 검사 및 수사관 합격자 명단을 외부로 유출했다가 적발된 경찰 수사관이 '견책'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 오산경찰서는 A씨에 대한 보통징계위원회를 열고 견책 처분을 내렸다.
견책은 공식 절차를 거쳐 징계 사실을 인사기록에 남기는 처분 가운데 가장 가벼운 수준이다. 감봉과 함께 '경징계'에 속한다.
공수처는 지난 4월20일 본격적인 수사체제 전환에 앞서 공문서가 사진 파일 형태로 외부에 유출된 정황을 보안점검을 통해 파악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약 2주간 감찰을 벌인 결과 경찰에서 파견 온 수사관 A씨가 유출한 것으로 확인했다. A씨는 PC 모니터 화면에 명단을 띄운 채 본인 휴대전화로 촬영해 동료 경찰관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유출한 공문서는 공수처 검사 및 수사관 합격자 명단 등 인사자료로 조사됐다. 수사관의 경우 5월 정식 임용 전까지 임용후보자 등록, 결격사유 조회 등 절차가 남아 실명이 드러난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징계 권한이 없는 공수처는 A씨를 직무배제 후 원대복귀 조치했다. 소속 기관 통보와 함께 경찰에 수사 참고 자료도 보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온나라 문서등록대장에서 수사관 최종합격자 명단을 열람한 뒤 휴대전화로 촬영해 카카오톡으로 동료 경찰관에게 전송했다. 경찰은 A씨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엄수해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징계를 내렸다.
경찰은 공수처에서 수사참고자료를 받았지만 A씨에 대한 수사는 의뢰하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공무상비밀누설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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