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역사거리 약 3만명 집회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비정규직 철폐'와 '평등사회 전환' 등을 요구하며 20일 전국에서 총파업과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등 전국 14개 지역에서 '불평등 타파 평등사회로 대전환 10·20 전국동시다발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110만명 중 50만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대문구 서대문사거리에서 주최 측 추산 약 2만7000여명이 참여한 집회가 기습적으로 열렸다. 이날 오후 1시 45분쯤부터 독립문역, 을지로입구역 등에 분산돼있던 조합원들은 사거리로 모여들었다. 조합원이 도로를 점거하면서 대중교통과 차량들은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까지 집회 장소를 공개하지 않다가 오후 1시15분쯤 서대문사거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집회에 대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등에 '십(十)자 차벽'을 설치했다. 민주노총은 비교적 경계가 느슨한 곳을 집회장소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 일부 조합원들은 하얀 방역복을 입기도 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 출연진들 복장을 착용하고 집회에 나선 이들도 있었다. 경찰은 총 171개 부대 약 1만2000명을 동원해 대응했다.
이날 오후 2시38분쯤 시작된 집회는 이날 묵념과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코로나 시기 일자리 국가가 책임져라''총파업 투쟁으로 불평등 세상 바로잡자'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은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 노조활동 권리 쟁취 △돌봄·의료·교육·주택·교통·공공성 쟁취 △산업 전환기 일자리 국가책임제 쟁취 등을 주장했다.
윤택근 위원장 직무대행은 "오늘부터 우리는 농민, 빈민, 여성, 청년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손을 잡고 한국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해 달려 나갈 것"이라며 "총파업은 시작이고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윤 직무대행은 양경수 위원장이 구속기소 되면서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김종민 쿠팡이츠지회 준비위원장은 "플랫폼 노동자로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파업"이라며 "플랫폼 기업을 존중하고 노동자 생명을 경시하는 문재인 정부다. 청년과 라이더가 사회 피해자로 남지 않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산하 단체로는 학비연대와 공무원노조, 전국교직원노조,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건설노조 등이 참여했다. 경기 부천 원미구 한 중학교 급식조리사 백모(52) 씨는 "인당 배정된 학생이 150명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노동 강도 해결을 촉구하고자 참가했다"라고 전했다.
구속 중인 양 위원장은 이날 옥중편지를 통해 "사회와 정치권이 요동치는 지금이 우리의 요구를 실현할 때"라며 "투쟁으로 세상을 바꿔 나가자. 속히 동지들 품으로 달려가겠다"고 입장을 냈다.
경찰은 집회를 주도한 민주노총 관계자들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와 서울시는 총파업과 집회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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