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과 진실된 대화 해본 적 없다" 녹취록 신빙성 부정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의 중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가 14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김 전 기자는 이번 사건의 스모킹건으로 여겨진 '정영학 녹취록'의 내용은 물론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을 적극 부인해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 전 기자는 12일 밤 12시27분쯤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 밖으로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후 14시간이 지난 뒤다.
김 전 기자는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소명했다"며 천화동인 1호는 자신의 소유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소유주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거나 제3의 인물이라는 의혹에 따른 답변이다.
이날 조사에서는 의혹의 출처인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의 신빙성을 탄핵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마친 뒤에도 정 회계사에게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2019년부터 대화를 녹취하는 줄 알고 있었고 대장동 개발 초기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구속되는 등 사업자들끼리 갈등을 빚은 경험을 알고있어 정 회계사를 경계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와 한 번도 진실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며 녹취를 민사소송 정도에 이용하리라 생각했는데 정치적, 형사적으로 쓸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 기자는 이날 오전 출석 당시에도 정 회계사가 녹취를 하는 줄 알고 일부러 과장된 발언을 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녹취록에 나오듯 350억원 등 로비자금을 언급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계좌추적을 해보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도 로비자금이 아니라 초기 운영비와 빌린 돈을 갚는데 쓰였다고 설명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과 만남은 법조 관련 인수합병에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전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 전 기자 측은 법조계 유력인사들에게 거액 배당을 약속했다는 '50억 클럽'도 정 회계사가 먼저 꺼낸 제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기자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계사 등과 대질신문이 필요할 수도 있다.
다만 일단 입증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높다.
수사팀은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불러 조사했으나 김 전 기자와 대질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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