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 역량 유지 전제…새 정책 공감대 형성 필요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같은 큰 정책 변화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유행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로 꼽힌다. 또 벌써부터 차별 논란이 제기되는 '백신 패스' 등 새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방역당국은 10월25일까지 전 국민 70%, 성인 80%, 고령층 90% 접종을 완료하고, 이후 면역 생성 기간 2주가 지난 11월9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약 한 달이 남은 셈이다.
큰 틀에서는 확진자수 중심의 대응보다는 중환자·사망자수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쪽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민생을 옥죄었던 강도 높은 방역조치가 다소 완화되고 자율적인 방역수칙 준수를 독려하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의료대응체계 여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그동안 4차 유행 확산 속에서도 위중증 환자, 사망자수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평가지만 여기서 유행이 더욱 거세지면 체제 전환을 모색하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최근 확진자수는 여전히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주일 간 일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는 2489.6명으로 2주 전보다 461.3명(22.7%)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이 20.9%, 비수도권이 28.5% 증가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거세다.
향후 확진자수 증감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수도권 1.19, 비수도권 1.25, 전국 1.20으로 기준치 1을 초과했다. 앞서 3주 간 전국 기준 1.01→1.03→1.04였는데 지난주 크게 상승했다.
당국은 현재 의료대응체계로는 일일 확진자 5000명 수준도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8일 기준으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 57.7%, 중환자 병상 가동률 47.8%,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 59.7%로,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바꿔말하면 이 규모 이상으로 유행이 확산되면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확진자 규모가 커질 수록 새 정책을 시행하는 데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이기일 중앙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달 초 현행 방역조치 2주 연장을 발표하면서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은 방역체계 개편을 미리 준비하는 기간이다. 10월 방역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각종 방역조치 완화와 백신 인센티브 확대와 관련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는 것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수순이다. 당국도 완화된 정책을 일부 적용하면서 효과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초 거리두기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를 2주 연장했지만 동시에 결혼식·돌잔치·실외스포츠 시설은 백신 인센티브를 확대했다. 기존 입장 제한인원에 백신 접종 완료자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이어 8일에는 확진자 재택치료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기존에는 미성년자와 보호자 등 제한적인 대상에게만 재택치료를 허용했는데 앞으로는 입원 요인이 없는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환자로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슈로 떠오른 '백신 패스'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틀을 잡아갈 계획이다. 백신 접종 기회가 없었던 연령대, 여러 이유로 불가피하게 백신 접종을 마치지 못한 경우 등이 소외되지 않도록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통제관은 8일 브리핑에서 "현재와 같은 방역상황이 유지된다면 11월 초 단계적 일상회복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앞으로 재택치료를 확대하고 환자 증가에 대비해 의료대응 역량을 최대한 늘리겠다. 모든 것을 사전에 준비해 국민들께 일상회복을 통한 행복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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