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김헌동' SH 사장 재도전…시의회는 부글부글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공모의 최종 후보로 유력시되면서 서울시의회 청문회에 관심이 쏠린다. 김헌동 당시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 본부장이 3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SH 택지매각 현황 실태분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최종 후보 유력시…"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의회와 마찰 예상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공모의 최종 후보로 유력시되면서 서울시의회 청문회에 관심이 쏠린다.

제도적으로는 오세훈 시장이 청문회 결과에 관계 없이 사장 임명이 가능하지만 시의회와 마찰이 이어지는 모습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SH공사 사장 임원추천위원회가 결정한 후보 2명을 두고 검증 작업을 진행 중으로, 이번주 안에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임추위가 정한 후보 2명 중 1명은 김 전 본부장으로 알려졌다. 김 전 본부장은 앞서 첫 공모에서 김현아 전 의원이 자진사퇴해 진행된 두번째 공모에 참여했으나 면접에서 탈락, 임추위 추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오 시장이 직접 김 전 본부장의 응모를 제안해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임추위 인선 절차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임추위에서 추천한 후보 2명에 대해 모두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재추천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시의회와 오 시장의 갈등이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면접에서 시의회 추천 위원들이 김 전 본부장에게 낮은 점수를 줘 탈락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번째 공모에서 김 전 본부장이 후보에 포함되면서 다시 시의회와 마찰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오 시장이 최종 후보를 결정하면 시의회는 10일 안에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공모의 최종 후보로 유력시되면서 서울시의회 청문회에 관심이 쏠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비전 2030을 발표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상임위원회인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 A의원은 "(김 전 본부장이 최종 후보에 오른다면) 불합리하고 부당한 행위라고 본다"며 "오 시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임추위에서 추천한 인사를 추천자를 임명하지 않았다. 또 당시 부적격자로 판단된 사람이 이번에 다시 임추위 추천을 받은 것 자체가 객관적인 의견을 받기 위해 만든 시스템을 불합리하게 망가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상임위의 B의원도 "(오 시장이) 이렇게까지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김 전 본부장의 능력 자체는 청문회를 통해 검증해야 될 사안이지만, 이렇게 공모를 3번씩이나 하도록 일을 끌어온다면 추천 절차, 인사청문회가 왜 필요하고 법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냥 김 전 본부장을 임명하고 끝내면 되지 않나"고 꼬집었다.

시와 시의회에서는 이런 과정을 거칠 만큼 오 시장이 김 전 본부장을 중용할 의지를 보인 만큼 청문회 결과에 관계 없이 임명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청문회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이 오 시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B의원은 "꼭 그 분만이 적격이라고 고집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그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임명을 하는 건 본인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측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이 부동산 정책 개혁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김 전 본부장이 부동산에 대해 잘 알고, 개혁을 실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의회에서) 정치적 색깔 때문에 평가를 왜곡한다든지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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