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관여 정황 나왔다…윤석열 향하는 '고발사주 수사'

고발사주 의혹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을 넘겨받은 공수처가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 /남윤호 기자

'스모킹건' 있나…공직선거법·공무상 비밀누설 쟁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이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을 포착하고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넘겼다. 의혹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을 넘겨받은 공수처가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수사팀은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 자료와 제보자 조성은 씨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한 결과 텔레그램 속 '손준성 보냄' 표시가 조작된 것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결과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과 정황이 확인됐다"는 검찰의 표현을 미뤄보아 수사의 '스모킹건'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필성 변호사(법무법인 가로수)는 "수사권이 조정되면서 검사의 범죄가 포착된다면 법에 따라 (공수처에) 넘겨야 한다"며 "문제 될 수 있는 수준으로 단서가 포착된 것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확실한 단서를 잡았으니 확인됐다고 말하지 않았겠는가"라고 했다.

공수처는 검찰에서 수천장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넘겨받았다. 공수처는 검찰 수사와 별개로 지난 9일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공수처가 두 사람에게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공직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4개다. 공수처가 이 사건의 본령을 직권남용으로 보는 만큼 윗선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윤석열 전 총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는 비교적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고발장 작성이 검사의 직무가 아닌데다가 윤 전 총장이 지시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진술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의혹의 핵심인물인 손 전 정책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이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을 포착하고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넘겼다. 사진은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뉴시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직권남용의 입증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성립이 어렵다. 직무 범위 내의 업무에 직권을 남용해 위법한 행위에 이른 경우를 직권남용이라고 하는데 검사가 임의로 고발장을 작성한 것은 검찰 사무가 아니기 때문에 직권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타인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이나 증거를 찾는 것이 핵심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수사정보정책관은 차장검사급이고 독자적으로 판단해 공무를 수행하는 검사인데, 위법한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관계로는 볼 수 없어 직권남용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처벌받을 행위를 했다면 (윤 전 총장과는) 공범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발장을 누가 어떻게 작성했는지, 어떤 경위로 국민의힘에 전달됐고, 실제 고발까지 이어졌는지도 쟁점이라고 지적한다. 실체 규명 정도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성 변호사는 "직권남용은 직권의 범위 내에서 남용해야 성립된다. 고발장 작성이 업무 범위가 아니라서 문제가 있어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면서도 "왜 고발장이 국민의힘 쪽에 전달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김웅 의원이 받은 고발장을 당에 공유했다는 것인데 단순히 고발을 대신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고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이 적용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변호사도 "검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발장을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에 넘겨 수사가 진행되게 했다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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