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지원금에 백신도 도움…‘불경기’ 근본적 우려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작년보다는 조금 나아졌어요. 명절이 끝났을 때가 다시 걱정이죠, 뭐."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더팩트>가 찾은 서울 강남구 영동전통시장의 상인들 표정은 어쩐지 모호했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손님들을 반기면서도 ‘반짝 수익’에 그치진 않을지 걱정을 감추지 못 했다.
이날 오후 영동전통시장은 꽤 북적였다. 추석을 맞아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가득했다. 저마다 양손 가득 과일과 떡 등을 들고 시장을 누볐다.
떡집을 운영하는 홍모(65) 씨는 "작년 명절 때보다는 확실히 시장에 오시는 손님이 늘었다"며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서 그런가보다"하며 웃었다.
시장 한쪽에는 영동시장상인회에서 주최한 '상품권행사'로 줄이 10m 가까이 늘어섰다. 이날부터 이틀 동안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시장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을 주는 행사였다.
행사를 진행하는 유미희(51) 영동시장상인회 매니저는 "손님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시장 곳곳에 현수막 걸고 홍보를 잘했더니 이렇게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자랑했다.
물론 지자체의 도움도 컸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서울시와 강남구가 675만 원을 보탰다. 이 금액이 전부 상품권으로 지급된다.
5만 원 이상 사면 1만 원, 10만 원 이상 2만 원 상품권이다. 기자도 6만 원 어치 명절 과일 세트를 사고 1만 원 상품권을 받았다.
추석 전 재난지원금이 풀린 영향도 커보였다.
시장에서 2대째 정육점을 운영한다는 이모(53) 씨는 "손님들이 재난지원금을 쓰러 오시는 경우가 많아서 사정이 나아졌다"며 "시장에서 하는 상품권 행사도 매출 향상에 도움을 줘서 여러모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걱정도 남았다. 명절특수와 재난지원금, 상품권 행사 등이 가져온 '반짝 특수'일 뿐이라는 말도 적지 않았다.
참기름집을 운영하는 정모(62) 씨는 "올해가 가장 힘든 해였다. 몇 년 전에 비해 시장이 너무 조용하다"며 "단골손님들도 꽤 있었는데 요즘은 전부들 대형마트로 간다"고 했다.
그는 "명절이 지나면 다시 손님들이 이곳을 찾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