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사이코패스에 무게"…'세모녀 살인' 등 의외 결과도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송치 된 강윤성(56)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일까.
경찰이 진행 중인 강 씨 사이코패스 검사에 관심이 크다.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 씨가 사이코패스로 판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판정을 토대로 재범을 막는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많다.
물론 '세 모녀 살해' 김태현 등이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정된 사례 등에 비춰 반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 "죄책감 없어...사이코패스 가능성 높다"
강 씨의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전망은 대체로 일치한다.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 씨가 피해자 인격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장은 "상대방을 살해하는데 머뭇거림과 죄책감이 없어 보인다"며 "'더 많이 죽이지 못해 한'이라는 발언도 본심같다"고 바라봤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속심사 때 보여준 모습과 달리 송치 때 얌전한 태도가 다르다"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소하자마자 피해 여성들과 금전 관계가 형성된 것도 특이점"이라고 진단했다.
사이코패스 평가지인 PCL-R 검사는 △대인관계 △정서성 △생활양식 △반사회성 4개 분야 20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분석해 각 항목에 0~2점까지 배점한다. 40점 만점에서 총점이 25점 이상일 경우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지난 2017년 경찰이 여중생을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은 이영학에게 이 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25점이 나와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도 이영학을 사이코패스라고 판단했다.
반전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세 모녀를 잇달아 살해한 김태현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수사기관 판단이 있었다.
당시 퀵서비스를 가장해 집 안으로 들어가 작은딸을 살해하고, 어머니와 큰딸을 살해한 방법이 잔혹했던 탓에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검찰은 지난 4월 김태현을 기소하며 "낮은 자존감과 거절에 높은 취약성, 과도한 집착 등을 가진 자로 피해자에 책임 전가, 극단적 분노 해소 등 반사회적 성향을 갖고 있다"라면서도 "통합심리분석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태현의 PCL-R 검사는 17점이 나왔다.
◆사이코패스 판단 그치지 말고 재범방지 대책 세워야
다만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가 범죄자 자체를 판단하는 척도에 그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판정에서 나아가 사회적 범죄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염 소장은 "사이코패스로 단정지어 평가하면 범행이 당연시되는 결과가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승 연구위원도 "사이코패스 판단 결과에서 나아가 PCL-R(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교정 당국부터 개선교화 프로그램 개발 등 재범방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강 씨의 심리 면담과 정신 상태 분석을 진행했다. 경찰은 강 씨의 PCL-R 결과뿐만 아니라 범행 방법, 범행 전후 행동과 진술 태도 등 통합심리분석을 거쳐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7일 살인·강도살인·살인예비·사기·여신전문금융법 위반·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6개 혐의로 강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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