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끊은 성범죄자 논란…"전자감독 인력 확충"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한 50대 남성이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경찰과의 공조체계 협의 등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법무부, 개선방안 브리핑…경찰과 공조 강화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한 50대 남성이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경찰과의 공조체계 협의 등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강모(56) 씨 사건 경과와 종합적인 개선방안 등을 발표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강 씨는 강도강간과 강도상해 등으로 총 14회의 처벌 전력이 있다. 17세에 특수절도로 처음 징역형을 받은 이후 강도강간, 절도 등으로 8회의 실형 전력이 있다. 이 중 성폭력 전력은 2회다. 23년간 실형을 살았으며 4년의 보호감호를 받는 등 강 씨의 수용기간은 27년이다.

2005년 9월 가출소 5개월 만에 차 안에서 28세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강탈하고, 추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6일 천안교도소에서 출소한 강 씨는 법무부의 전자감독 대상자였다.

강 씨는 출소 4개월이 채 안 된 지난 27일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했다. 강 씨는 29일 오전 40대, 50대 여성 2명을 살해했다며 서울 송파경찰서에 스스로 찾아와 자백했다.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는 27일 오후 5시31분경 강 씨의 전자장치가 훼손됐다는 경보를 받았다. 센터 관제직원은 이 사실을 112 상황실과 동부보호관찰소에 즉각 통보했다.

강 씨를 담당했던 서울동부보호관찰소의 전자감독 범죄예방팀 직원 2명은 같은 날 오후 6시경 수색을 시작했으나 강 씨를 찾지 못했다. 서울·경기 지역 10개 보호관찰소 및 관할 경찰서에 검거 협조를 요청하고, 강 씨의 예상 은신지역과 주요 터미널에 직원을 배치했다. 특별사법경찰관은 휴대폰 위치추적과 CCTV 조회, 가족·지인 등 관계인 접촉으로 강 씨를 추적했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법무부는 강 씨 사건을 계기로 전자장치 견고성 강화,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체계 협의 등 전자감독대상자 재범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웅장 국장은 "6회에 걸친 전자장치 개선을 통해 훼손율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훼손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견고성을 더욱 강화하는 등 훼손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훼손 초기 대응 협력, 대상자 범죄전력 등 공유정보를 확대하고 위치정보 공동 모니터링 방안 등 경찰 공조체계 개선을 위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한 50대 남성이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경찰과의 공조체계 협의 등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재범위험성 정도에 따라 지도감독을 차별화하고 처벌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동부보호관찰소는 12차례에 걸쳐 주거지를 불시방문해 대면지도를 했고, 17회의 통신지도, 18회 이동 경로 점검 등 준수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해왔지만 야간외출제한명령 2회를 위반한 것 외에는 강 씨가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은 없었다. 법무부는 재범고위험군에는 맞춤형 준수사항을 추가하는 등 지도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범죄전력과 범죄수법 외에 생업종사, 준수사항 이행정도 등을 고려해 수시로 재범위험성을 평가하는 체계를 도입하고, 준수사항 위반자에 대해선 처벌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자감독 인력도 확충할 예정이다. 윤 국장은 "최근 5년간 전자감독 인력이 많이 충원됐으나 대상자도 2200명이 늘어나 지속적인 인력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력증원에 맞춰 개선방안을 밀도 있게 하겠다"고 했다.

윤 국장은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자세히 분석하고, 형사정책 분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고위험 성범죄자의 재범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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