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운 사람들"...특별입국 아프간인에 '장기체류' 자격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 자녀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장관 "막중한 책임·사명…안전이 최우선"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정부가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특별 입국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장기체류 비자(F-2) 발급을 추진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아프간인 특별입국 관련 브리핑을 열고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 핵심은 '대한민국에 특별한 기여가 있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에게 취업이 자유로운 장기체류 자격(F-2)을 부여하는 것이다. F-2는 한국 영주권을 받기 위해 국내에 장기 체류하려는 외국인들이 발급받는 비자로 1회 부여 시 5년까지 체류할 수 있다.

한국 정부를 도운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 391명 중 378명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나머지 13명은 다른 수송기를 타고 입국할 예정이다.

특별입국 대상자들은 아프간 한국대사관과 KOICA, 한국병원, 한국직업훈련원, 한국 기지 등에서 근무하면서 정부의 아프간 재건사업에 협조했던 이들이다. 전체 입국자 중 절반 이상은 미성년자며, 영유아도 상당수 있다.

법무부는 이들에게 단기방문(C-3) 도착비자를 발급해 입국시키고, 곧이어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으로 신분을 변경할 방침이다. 6~8주간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에 들어간다. 입법예고한 개정안이 통과되면 F-2를 받아 자립 생활하게 된다.

정부는 수차례 토론과 고민 끝에 특별입국을 결정했다. 박범계 장관은 "대한민국을 도운 아프간 친구들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우리와 함께 일했다는 사실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모른 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외국인 정책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 독일, 호주 등 아프간 현지에서 활동했던 선진국도 이미 함께 일한 조력자들을 피신시켰다"며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에 맞는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줄 때"라고 언급했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는 국민의 우려가 있는 만큼 특별입국자에 대한 방역조치와 신원검증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입국 시 PCR 검사를 하고, 입국 후 격리 기간에도 두 차례 더 할 예정이다. 공무원인재개발원에는 의사 4명과 간호사 6명이 상주하며, 법무부 직원 40명도 파견됐다.

박 장관은 "신원검증도 관계기관을 통해 철저히 실시했고, 이후로도 거듭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없도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임시생활 기간 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잘 익힐 수 있도록 적응 준비를 한다는 계획이다. 신속히 적응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사회통합 교육도 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이들은 당분간 심리안정이 필요하다.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기로 한 충북도민과 진천, 음성 군민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며 "우리를 도와준 이들을 저버리지 않는 포용적이고 의리감 넘치는 대한민국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와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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