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출소' 현장 인산인해…노조-유튜버 충돌도

13일 오전 7시45분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앞두고 수많은 취재진이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의왕=정용석 기자

"재벌총수 특혜" vs "출소 환영"

[더팩트ㅣ의왕=정용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둔 13일 오전 출소했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은 이른 시간부터 이 부회장의 모습을 보러 찾아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풀려났다.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지 207일 만이다.

이날 이른 시간부터 구치소 앞은 구호 소리가 울러퍼졌다. 삼성전자 등 여러 노동조합과 청년정의당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유튜버들이 이에 맞섰다. 취재진과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한 경찰병력도 구치소 앞에 늘어섰다.

김성훈 삼성전자 노동조합 위원장은 "(법무부가) 규정까지 변경해가면서 (이 부회장을) 가석방 한다는 건 특혜"라며 "지금까지 노조를 탄압하고 불법 해산하려 했던 과거를 사과하지 않고 말로만 노조를 허용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구치소 앞 청년정의당이 개최한 기자회견장에서 한 시민이 드러누워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 /의왕=정용석 기자

보수 유튜버들은 출소 현장을 생중계하며 "이 부회장의 출소를 환영한다"고 크게 외쳤다. 한 유튜버는 취재진에게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응원한다"며 "이 부회장 가석방 서명운동을 했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원과 보수 유튜버 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치소 측은 "1인시위 외 일체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위해 질서있는 협조를 부탁한다"고 안내방송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청년정의당 기자회견 현장에서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금속노조, 삼성전자 노동조합 등이 주최한 기자회견 현장에서 보수성향 시민들이 난입해 회견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의 발언 시간에는 급기야 기자회견장에 드러눕는 시민도 있었다.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이동률 기자

다툼은 출소 시간이 가까워지자 사그라들었다. 오전 10시5분 무렵 이 부회장은 구치소 정문을 나섰다. 넥타이를 매지않은 정장 차림에 수감 당시보다는 다소 야윈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국민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쳤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출소 소감을 밝혔다.

향후 투자계획, 특혜 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어진 질문에는 대답이 없이 준비된 제네시스EQ 차량에 올라탔다.

y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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