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재판부 "검토하겠다"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항소심 공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했다. 문 대통령이 안 된다면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이라도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정총령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목사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전 목사 측은 지난 6월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문 대통령이 명예훼손죄로 피고인을 처벌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을 법정에 불러야 한다"며 대통령의 증인 출석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전 목사의 변호인은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처벌불원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문 대통령 스스로 국민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한 상황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건 정상적 법치국가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통령이 못 나온다면) 비서실장, 민정수석을 소환해서라도 확인을 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검토는 하겠다고 했다. 재판장은 "양형요소로 처벌불원 의사를 항소심에서 물어보고 싶다면 1심과 (증인 출석 요구 사유가) 다른 측면도 있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 목사가 "특정 정당 지지에 그치지 않고 자유한국당 소속 특정 비례대표 후보부터 지역구 후보자까지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자에 대한 낙선운동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 목사 측은 "공소장 내용이 본래 기소 내용과 다르다. 1심에서는 분명 정당 지지에 대한 혐의를 심판했다"며 "갑자기 낙선운동을 기소 내용에 추가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전 목사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광화문광장 집회와 기도회 등에서 선거권이 없는데도 집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불법 사전 선거운동을 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전 목사는 집회에서 '자유 우파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우파가 200석을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집회에서 문 대통령이 간첩이라고 주장하고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허선아)가 심리한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5일 열린다.